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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거제도 해금강 벵에돔 낚시 여행, 태성낚시

지난 8월 13일 일요일에 거제도 해금강에 벵에돔 낚시를 다녀왔다. 벵에돔 시즌은 4월 봄과 함께 시작되는데, 6월을 지나 수온이 어느 정도 높아져야 더 잘 나오는 것 같다. 태풍이 지난 후 고기가 더 잘 나온다는 얘길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은데, 그 보단 물때나 수온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오히려 민물이 유입되면 먹이 활동이 뜸해진다는 얘기가 더 맞는 것 같기에 비온 뒤나 태풍이 온 후엔 조황이 더 안 좋진 않을까라는 개인적인 생각. 수도권에 살고 있는 직장인 조사에겐 그런 여유는 없다. 낚시 다닐 시간이나 허락되길 바랄뿐.

 

나는 인천에 거주하고 있어서 아주 빡빡한 일정으로 다녀왔다. 이상하게 벵에돔은 출조 버스가 없어서 차가 안막히는 새벽 타임을 이용해 다녀왔다. 그래도 24시간 중에 운전만 10시간을 넘게 한 듯.

거제도 해금강 태성낚시


거제도에서도 남쪽 끝자락 해금강

남해권은 고흥, 녹동, 여수, 통영 등 많은 낚시 포인트가 있지만 벵에 조황은 서해 뻘물 영향을 덜한 거제, 여수, 통영권이 더 나은 듯 싶다. 나는 그 중에서도 조금이라도 더 남쪽으로 뻗어 있는 쪽이 더 유리할 것 같다는 생각에 거제를 택했고, 거제에서도 최대한 남쪽 끝 해금강에 위치한 태성낚시로 다녀왔다.

출조는 새벽 3시 30분 첫배를 타려고 했는데, 사람이 너무 몰리는 바람에 4시 두 번째 배를 탔다. 내만권이기에 출조비는 2.5만원 이었고, 출항 후 10분이 채 걸리지 않아 포인트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물때와 바람, 그리고 낚시 환경

선장님이 내려주신 포인트 이름은 까먹었다. 지도 앱을 캡쳐해 두었는데, 건너편으로 보이는 섬이 해금강인 것 같다.

물때는 4물로 적당히 흐르는 정도였고, 바람도 3 m/s로 아주 환경은 좋았다. 4시 30분쯤 하선했고, 천천히 채비해두고 한 시간 정도 대기하다가 날이 좀 밝고 낚시를 시작했다. 만조 시간이 7시 부근으로 2시간 정도는 들물에 낚시했고, 오후 2시까지 썰물에 낚시를 하다 철수했다. 어신 어플에는 벵에돔 확률 보통.

포인트는 딱 봐도 앞쪽에 물 위까지 올라와 있는 여 주변을 노려야 할 것 같이 생겼다. 왼쪽은 육지로 이어지는 직벽 아래 홈통을 형성하고 있었고, 발앞으로 물이 들어오면서 홈통을 돌아 여를 감아 나가는 물이 생성되는 지형이었다.

채비와 미끼

1호대에 3000번 릴, 던질찌(00 기울찌)에 발포찌 채비로 목줄을 2m 정도 주고 시작했다. 밑밥은 빵가루 3봉에 집어제 1봉을 풀어줬고, 미끼는 홍개비와 빵가루만 사용했다(거의 홍개비만). 여 오른쪽으로 채비를 최대한 붙이는 방식으로 낚시를 했는데, 홈통 안쪽에서 바깥으로 뻗어나가는 쭉 뻗어 나가는 조류에 채비가 하염없이 흐르는 모양새였다. 

돌돔(뺀찌)와 벵에돔

밑밥에 자리돔은 꽤 피어났는데, 편광 안경으로 봐도 벵에돔으로 보이는 녀석들은 없었다. 벵에돔이 들어오지 않았거나 바닥권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미끼가 하층까지 도달할 수 있게 빵가루 보다는 홍개비를 주로 사용했고, 봉돌을 더 물릴까 했지만 바닥권에 사는 용치놀래기는 쉴 새 없이 올라와 일단은 그냥 낚시를 했다. 

시원하게 발포찌가 빨려들면서 묵직한 손맛을 안겨준 첫 번째 돔은 뺀찌였다. 크기는 손바닥 만했지만 특유의 상층에 가까워질 무렵 아래로 쳐박는 손맛은 확실히 좋았다.

너무 작아서 바로 방생

대상어인 벵에돔은 얼굴을 볼 수 가 없었는데, 중간에 발포찌를 떼어내고 제로찌에 좁쌀 봉돌을 달아 운영해 보아도 소식은 없었다. 그러다 철수 시간이 다되어갈 무렵 조류 흐름이 꽤나 빨라졌는데, 우연찮게 여에 붙인다는 걸 거의 여에 걸쳐 캐스팅을 했다. 캐스팅 직후 몇 초가 안되어 발포찌가 스르르 잠겼는데, 처음에는 여 위에 미끼가 올라타서 걸린 것으로 생각했으나 첫 번째 벵에돔 입질이었다.

생각해 보니 벵에돔은 여를 따라 오르 내리는 습성이 있다고 들었던 것 같다. 물의 흐름이 바뀌면서 벵에돔이 들어온 건지, 아니면 처음부터 거의 여에 걸치는 수준으로 상층에서 운영을 하면서 입질을 받아내야 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두 번째도 동일하게 캐스팅해서 곧바로 한 수 더 낚아낼 수 있었다. 둘 다 미끼는 홍개비를 물고 올라왔다.

배운 점

벵에돔 낚시를 다닌지는 거의 4~5년이 된 것 같다. 매해 한 두번 밖에 안하기 때문에 실력이 늘 틈이 없는데.. 그래도 다니는 만큼 조과는 좋아지는 것 같다. 3년차까지는 아예 꽝이었고, 작년부터는 그래도 한 두마리는 잡고 오는 것 같다. 지금까지 경험을 생각해 보면 항상 처음에는 이론대로 벵에돔을 띄워서 상층에서 낚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해서 중반부가 넘어갈 때 즈음이면 활성도가 낮아 바닥에 붙어있나? 라는 생각에 빠졌던 것 같다. 그럼 어김없이 좀 더 무겁게 채비를 해서 용치놀래기만 주구장창 잡았던 기분. 이번에 느낀 점은 확실히 벵에돔은 띄워서 잡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설령 바닥에 벵에돔이 머문다고 해도 무겁게 운영하는 것 보단 바닥까지 천천히 잘 떨어지게 운영하는 게 맞는 느낌. 

또 하나는 벵에돔이 타고 오르내리는 여를 공략하는게 확실히 확률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 끝에 채비가 올라가면 수심이 너무 얕아 금방 바닥에 채비가 닿을 것만 같았는데, 그 곳에서 연달아 두 번 벵에돔을 끌어내면서 확실히 조류 흐름을 보고 여 주변을 잘 공략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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